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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라 문서


여기 질문들이 있다. 고독에 대하여, 우아함에 대해서, 사랑이라는 막역함에 대하여...언어로 표현되고 단어로 나열되지만 실체없는 형상을 구체화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우리는 체험적으로 안다. 그러나 더 어려운 것을 그 무모함에 공감을 사고, 동의를 구하는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깨우침까지 주는 경지에 이르면, 그 대답은 아마 자신도 몰랐던 내면 깊숙한 곳의 신성神性에서 우러나오는 답일게다. 모든 질문은 그 자체가 이미 답이다. 라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논했다. 여기에는 역으로 답이 내포되어 있지 않는 질문은 존재할 수 없다. 는 함의가 응축되어 있다. 하지만 질문이 질문을 낳고, 그 질문이 또 질문을 낳는 메비우스 대담이라면 누가 감히 방점을 찍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내일이면 모두가 생을 달리해야 하는 절박한 밤이다. 추정컨데 1차 십자군 원정으로 포위된 1099년 예루살렘. 내일이면 죽을때까지 싸워야만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들이 예수를 유대인에게 내주어 십자가형을 받게 했던 그 광장에 모였다. 그리고 콥트인 현자에게 생의 마지막 질문과 답을 구하며 내면의 두려움을 잊으려 한다. 신의 이름으로 학살이 시작되기 전날 밤의 이야기가 파피루스에 기록되었고, 수백년이 흐른 후 그 사본이 파울로 코엘료의 품에 들어왔다. 아크라 지역에서 발견됐다. "패배에 대하여 말씀해 주십시오."..."자연의 대순환 속에는 승리나 패배 같은 개념은 없다. 오직 변화만 있을 뿐이다....역경의 시기도, 영광의 순간도 다 지나간다...우리가 육신에서 해방되어 신성한 힘 을 찾아낼 때까지 이 순환은 계속된다...포기하는 사람이 패배자이고, 그 외에는 모두 승리자이다." "고독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고독은 벗의 부재를 뜻하지 않는다. 고독의 순간에 우리 영혼은 우리에게 자유로이 말을 걸고,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므로 고독을 두려워 하지 않는자, 홀로 있음을 겁내지 않는 자는 신의 축복을 받은 자이다...고독은 모든 비밀을 드러내 밝힌다. 그러므로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에게 세상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사랑이 신의 영역이듯, 고독은 인간의 영역이다...""우아함에 대해 가르쳐주세요."..."우아함은 외면의 특성이 아니라 남들 눈에 보이는 영혼의 일부이다...어떤 옷을 입느냐가 아니라 옷을 어떻게 입느냐에 따라 우아함이 결정된다...오만은 증오와 시기를 유발하지만, 우아함을 존경과 사랑을 불러일으킨다...오직 사랑만이 우리가 꿈조차 꿀 수 없었던 것에 형태를 부여한다. 그리고 우아함만이 그 형태를 겉으로 드러내 보인다..""기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아름다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사랑은 늘 내곁을 지나가 버립니다.".."성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등. 아크라 문서에는 당신 깊숙이 자리한 근원적 질문들이 나온다. 그리고 당신 내면에 숨어 있던 신성神性의 대답을 듣게 될 것이다. 공감되고 감동되며, 아름다운 답변들을...# "Man, know thyself, and you are going to know the Gods"(너 자신을 알라. 그러면 신들을 알게 될 것이다. / 이집트 록소르 신전)#아크라문서 #파울로 코엘료 #문학동네 #파피루스 #고독 #질문 #순례 #여행 #행복 #스케치북 #소확행
다시 시작하라, 오늘이 네 삶의 첫날인 것처럼
생의 한가운데 한 방울씩 떨어지는 기적 같은 삶의 지혜

전 세계 168개국에서 1억 4천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이끌었던 산티아고 순례 이야기를 담은 순례자 를 출간한 지 25주년이 되는 2012년, 새로운 소설 아크라 문서 로 다시 돌아왔다. 2010년 발표한 소설 알레프 가 작가 경력의 정점에서 스스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라면, 아크라 문서 는 파울로 코엘료가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결론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아크라 문서 는 십자군의 침략이 눈앞에 닥친 시점에서 예루살렘의 군중이 콥트인 현자와 나눈 대화를 기록한 소설로, 코엘료는 군중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현자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구성한다. 전쟁으로 소멸되기 직전의 절박한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이고도 일상적인 질문들에 대해 현자가 들려주는 답변은 곧 코엘료가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을 통해 얻은 깊은 성찰의 결과이다.

작품의 무대는 11세기 말이지만, 작품 속 예루살렘 군중이 토로하는 일상의 불만과 내밀한 고민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이다. 패배, 고독, 불안,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는 것, 되돌릴 수 없는 과거, 불투명한 성공 등 인간의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두려움은 천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으며, 작품 속 현자가 들려주는 대답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인생의 지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