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마음도 저금할 수 있나요?

마음도 저금할 수 있나요?

마음을 맡아 주는 비밀 은행이 있다고? 댕그랑! 댕그랑! 유타가 신발장 앞에서 발을 쿵쿵 구르며 꾸물거리는 리쿠의 뒤통수를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순간, 어디선가 낯선 소리가 들려왔어요. 그 소리는 학교 도서관에서 바닥에 떨어진 고코미의 책을 발로 뻥 걷어찼을 때도 들렸지요. 대체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 귓가에서 내내 맴도는 ‘댕그랑’ 소리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해진 유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편지 한 통이 기다리고 있지 뭐예요? ‘마음 은행’이라는 곳에서 보내온 것인데, ‘마음 통장’이 꽉 차려고 하니 며칠 안으로 은행에 꼭 들러 달라는 내용이었어요. 다음 날, 유타는 편지에 그려진 약도를 따라 찬찬히 걸어갔어요. 익숙한 거리를 지나 모퉁이를 몇 번 돌자 ‘마음 은행’이라고 적힌 간판이 보였지요.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이상한 옷을 입은 아저씨가 유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넸답니다. 나는 마음 은행에서 유타 군의 통장을 맡고 있는 관리인입니다. 유타 군의 마음 통장이 꽉 차려고 해서 급히 연락을 드렸답니다. 관리인 아저씨는 손에 들고 있던 통장을 유타에게 내밀었어요. 통장에는 검은색 동전이 잔뜩 그려져 있었지요. ‘심술’, ‘불친절’, ‘제멋대로’……. 동전마다 조그맣게 글씨가 씌어 있었답니다. 유타 군은 어제 학교에서 리쿠 군한테 괜스레 심술을 부렸지요? 친구한테 주먹을 함부로 휘두르면 안 되는 건데……. 그때 이 통장에 ‘심술’ 동전이 들어온 거예요 관리인 아저씨는 말을 계속 이었어요. 이건 고코미 양의 책을 발로 걷어찼을 때 들어온 동전이에요. ……이 통장은 사람의 마음을 저금하는 거예요. 통장의 주인이 진짜 속마음과 달리 ‘가짜 마음’으로 행동하면 검은색 동전이 들어와 쌓이게 돼요. 이 통장이 검은색 동전으로 꽉 차면 유타 군의 좋은 마음이 텅 비게 되지요. 그 말을 듣고, 유타는 깜짝 놀랐어요. 금세 어깨가 축 늘어졌지요. 만약에 좋은 마음이 전부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