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관련한 많은 객관적 사실을 제시하여 현실인식을 도와준다. 청년들이 빠지기 쉬운 혁명, 반자본주의, 대기업과 정부에 대한 반대 등과 같은 것들에 대하여 청년들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게 한다. 아직 감성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장년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책이다.
저자는 자유로운 교역과 경쟁이 사회의 경제적 부를 증가시킨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늘 변화하는 과정속에 있기 때문에 문제의 해법 또한 변할 수 밖에 없으며, 그 현실에 맞는 처방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자기의 관념을 확인하기 위한 독서와 고민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격물치지(格物致知)가 필요함을 말한다.
이제 그의 글 속으로 들어가 보자. 세계화란 강물이 흘러가는 것과 같은 우리시대의 거대한 흐름이다. 다국적 기업, 국제기구, NGO 등 새로운 조직들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라는 기구는 아직 건재하며 많은 의사결정을 한다. 미국은 열강으로서 세계질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국제기구나 유럽연합 등 다른 세력들도 커지고 있다. 처음에 유럽연합은 평화로운 유럽을 위해 출발했는데, 지금은 경제적 통합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리고, 고용, 이민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하고 있어 그 전개방향은 불투명하지만 이미 하나의 확고한 사회적 기구로 자리잡고 있다. 문화의 교류와 이에 따른 세계문화의 형성은 놀라운 속도로 일어나고 있고, 이와 함께 문화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서구사회에서 빈곤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복지 혜택이 오히려 빈곤을 고착화시키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와 있다. 복지와 고령인구의 증가는 재정에 큰 부담을 주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저개발국들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역의 증대와 산업화를 통해 빈곤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으며 국제기구들도 도우고 있으나, 이러한 시도가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방과 교류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필요조건임은 틀림없다. 환경문제는 현대의 주요한 의제이다. 그리고 서구사회에서 환경문제가 개선된 것도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지금은 물과 공기의 문제가 심각하다. 그런데 세계화가 환경문제를 악화시킨다기는 주장은 모호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세계화의 선악에 대한 것이 아니라 환경문제를 국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은 자동화를 통한 일자리 축소를 가져온다. 그렇다고 기술의 발전을 반대할 일은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적은 사람이 많은 것을 만드는 일이 계속 일어났지만, 사람이 할 일은 새로 생겼다. 서방국가에서 1800년대초 90%가 농업에 종사했는데 지금은 2-4%만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물론 일자리를 잃은 개인의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자동화를 반대할 일은 아니다. 이민의 증가와 국제적인 교류의 증가는 일자리의 범위 또한 넓히고 있다. 이제 다른 나라 가서 일하는 것이 일자리와 관련한 주요한 흐름의 하나이다. 빈곤한 나라 사람들이 부유한 국가의 단순한 일자리를 찾아오고, 또 한편에서는 세계를 무대로 사업하면서 거처를 옮기며 산다. 수명의 증가로 고령화는 피할 수 없으므로, 이 새로운 현상에 대한 삶의 방식을 찾아야한다. 그리고 퇴직연금은 우리가 휠씬 덜 오래 살던 시절에, 그러니까 행복한 수혜자가 많지 않았고 이들이 잠깐만 무노동이 행복을 누릴 수 있었던 시절에 고안된 것이었으니, 고령화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구상하고 실천할 때다.
저자는 끊임없이 질문하는데 특히 단순한 명제, 예를 들어 ‘서구가 저개발국을 착취한다’와 같은 선동적 표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답을 제시하는 것 보다는 문제의 성격과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도발적인 말이 가지는 수많은 허점을 지적한다. 그러면서 너무 쉽게 특정집단이나 세력을 악하다고 규정짓지 말라고 한다. 선진국이 후진국을 착취할려는 것도 다국적기업이 전세계노동자를 학대할려는 것도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것도 아니며 관계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물론, 눈에 보이게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것을 부정하는 수많은 사실이 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다국적기업이 저개발국에서 환경문제나 노동문제를 일으킨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 그 사회를 들여다보면 환경문제나 노동문제가 국내기업 부문에서 더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의 진원지는 다국적기업이 아나라 저개발국의 제도인 경우가 더 많다. 그래서, 현실의 모습은 그 나라 사람들이 비교적 조건이 좋은 다국적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 저자는 본격적인 논쟁을 하지는 않는다. 답은 딸이 스스로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단순한 가치판단들이 있다. 신자유주의, 자본주의, 혁명, 세계화, 다국적기업… 이러한 단어들에 좋다 나쁘다를 붙이기를 많이하지만, 그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렇게 되면 무지해지는 것이고 점차 자신의 사고의 틀에 갇혀 현실에 어긋나는 상념을 확대재생산한다. 딸에게 주는 아버지의 글을 보며, 내가 이러한 잘못에 빠져 있지 않는지 돌아본다. 저자가 던져주는 수많은 사실들을 곰곰히 읽으며 내가 가진 세계화에 대한 가치판단들을 돌아본다.
한 문장을 적어본다. “가난한 사람을 돕기 위해 부자들로부터 ‘빼앗으면’ 충분하다는 식의 혹하기 쉬운 편견은 많은 이들의 양심을 진정시킬 수는 있을 지 몰라도 순진한 구석이 없지 않단다.” (p114) 양심이라는 쉬운 길을 택하여 실행가능한 해답을 찾는 어려운 길을 피하지는 않았는가
현재와 미래, 그 세계 중심으로의 여행
어디로 뻗어 있든, 어디를 에두르든 세계화는 모든 길 위에 놓여 있다. 세계화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에 존재하고, 어디를 향해 가는 것인가? 센 강변의 어떤 사람들이 말하듯, 세계화는 제동을 걸어야 할 대상일까? 인간과 환경을 보존하면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이처럼 세계화에 대한 질문들을 무수히 제기하고, 아버지가 딸에게 차근차근 경제학을 가르쳐주듯 친절하지만 뼈가 있는 답변을 제공한다. 편견은 잠시 치워 두고 즐거운 논쟁 속으로 뛰어들어보자.
개정판에 붙이는 서문 - 세상은 변하고 책 또한 예외가 아니다
들어가는 말 - 현재와 미래, 그 세계 중심으로의 여행
Chapter 01 근원적인 세계의 흐름을 찾아서
Chapter 02 구세계화에서 신세계화로
Chapter 03 필연적인 국제 문호의 개방
Chapter 04 다국적 기업들의 부상
Chapter 05 미 열강과 국가 권력의 변화
Chapter 06 유럽연합의 경제적ㆍ사회적 미래
Chapter 07 유럽연합은 세계적 정치 열강이 될 것인가?
Chapter 08 세계화를 어디까지 규제해야 하나?
Chapter 09 세계 문화의 형성
Chapter 10 번창 일로의 문화 산업
Chapter 11 서구 사회의 빈곤과 불평등
Chapter 12 부유한 나라의 빈곤과의 전쟁
Chapter 13 저개발의 원인
Chapter 14 가난한 국가도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
Chapter 15 환경의 미래
Chapter 16 세계화와 환경보호
Chapter 17 고용, 탈지역화, 미래의 일자리
Chapter 18 피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고령화
Chapter 19 거스를 수 없는 이민의 물결
Chapter 20 시장의 확대와 변화하는 국가
Chapter 21 국제기구와 NGO의 새로운 역할
맺는 말 - 누구의 차례인가?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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