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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정치


서양에는 그리스 시대부터 "수사학"이라는 학문이 있었다. 말 그대로 말 잘하는 방법, 타인을 말로써 설득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이다. 그 전통들이 로마시대를 거치고 중세시대를 거치고 근대에, 현대에 이르러서까지 서양문화에서 특기할 만한 "토론문화"를 갖추게 만들었다. 사실 토론이란 것이 간단한 것일수도 있다. 내가 옳다고만 오로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출발해 상대방의 논리가 약한 점을 파고들어, 그렇다고 해서 일방적인 비난이 아니라 상대방이 승복할 만한 근거를 갖추어 체계적으로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단 수사학이라는 전통도 없을 뿐더러 제도권 교육이란 것이 오로지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이다보니 인성교육은 뒷전이고 인성교육이 뒷전이다 보니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고 도덕을 준수해야 한다는 그런 기본적인 교육조차 그 당위성이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개개인이 자신의 생각을 말로써, 글로써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도 배우지 못한 상태로 사회에서 여러 계층을 만나게 되다보니 - 물론 갈수록 계층간의 교류는 더 좁아지고 있다. 인터넷이 무슨 소용인가 싶도록 - 내 생각만 옳다고 주장, 아니 투쟁하다 보니 토론이 뭣이고 아무 소용도 없어진다. 정치인들이나 식자층도 마찬가지여서 토론을 하다보면 서로 결국에는 감정만 상한다. 막말이 오고가고 더 가관인건 욕설에 인신공격도 불사한다. 그래야만 자신의 위신이 선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영미권 정치인들 등이 청문회를 해도 시종일관 조용조용히 논리적으로 질의와 응답을 하는 것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다 어릴 때부터 사회가 가르치지 못한 탓이다. 키케로는 너무나 유명한 로마시대의 변호사이자 정치가였다. 이런 사람들의 연설집이 현재까지 보존되고 읽혀지고 연구되고 하는 서양의 풍토가 부럽게 느껴졌다. 어찌되었건 그들의 사회에서는 토론과 설득, 품격있는 설득을 통한 공동체의 안녕을 꾀하겠다는 의지가 면면히 이어져왔다는 뜻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타인을 설득해야 모든 사회활동이 제대로 돌아갈 것이라는 그들의 믿음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는 설득을 할 준비가 되어있을까?
‘소통의 정치’는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위기의 로마공화정을 이끌었던 설득의 힘!

윈스턴 처칠의 성공 비결, 우드로 윌슨이 리더십의 첫째로 꼽은 것, 오바마 대통령이 갈고닦은 것, 마틴 루서 킹이 감동을 전할 수 있었던 것, 그것은 바로 언어의 힘이다. 수사학 전통은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로마공화정을 이끌었던 천재 키케로에게서 절정을 이룬다. 자연법에 토대를 제공하고, 토머스 제퍼슨의 공권(公權) 개념에 아이디어를 준 인물도 바로 키케로다. 역사상 가장 탁월한 변호사였던 키케로의 열정, 그리고 로마의 위기 극복 드라마를 한눈에 보여 주는 7편의 대표 연설문을 통해 키케로 수사학의 정수를 배운다.


키케로, 우리 사회의 정치 교과서

1 신참 키케로, 정의의 이름으로 권력에 도전하다
존속살해 : 로스키우스 변호연설
2 부패의 화신을 법정에서 물리치다
양민 수탈 : 베레스 탄핵연설
3 반역의 손아귀에서 국가를 살려내다
내란 음모 : 카틸리나 탄핵연설
4 법률 문구를 넘어 현실을 바라보다
선거부정 : 무레나 변호연설
5 로마의 위업을 기록할 시인을 변호하다
시민권 옹호 : 아르키아스 변호연설
6 정적살해를 정당방위로 변호하다
정당방위 : 밀로 변호연설
7 희랍의 전범에 따라 독재에 맞서다
국기 문란 : 필립포스 연설(안토니우스 탄핵연설)

참고 문헌
저자 연보
공화정 시대 로마의 형사소송절차
옮긴이의 말
설득의 수사학, 소통의 문화 / 금태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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